지난 달 미국 여행기를 더 까먹기 전에 정리해보려 합니다. 사실 각론까지 이야기하면 훨씬 자세할 것 같지만.

지난 달 미국 여행기를 더 까먹기 전에 정리해보려 합니다. 사실 각론까지 이야기하면 훨씬 자세할 것 같지만…. 최대한 줄여 아래와 같은 3 가지 파트로 요약하고자 합니다. 1. 주요사항 2. Major tips 3. Minor tips…. 저도 한번만 해본 것이라 틀리거나 맞지 않은 내용이 많겠지만 어차피 많이 해볼 수도 없으니 ….. ㅎㅎ 내용이 상당히 깁니다…

<미국 국립공원 로드트립 정리 #1 - 주요사항>

1) 여행일정, 경로
구글맵에서 미국의 주요 국립공원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서쪽에 몰려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그랜드 캐년을 포함한 각 종 ‘캐년’들이 서남부인 유타와 애리조나에 몰려 있고, 국립공원의 대표격이라 할 만한 옐로스톤은 서북부 조금 멀리 떨어져 와이오밍, 몬태나, 아이다호에 걸쳐있다. 그리고 캐년에서 서쪽으로 조금 멀리 캘리포니아에 요새미티를 포함한 여러 공원들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나는 이렇게 3개의 (1. 캐년들 2. 옐로스톤 3. 캘리포니아) 덩어리, 지역으로 목적지를 묶고 경로를 짜게 되었다. 우리집이 옐로스톤에서 가장 가깝기 때문에 (하루 빡세게 운전하면 갈 수 있는 거리) 우선 첫번째로 옐로스톤 지역을 방문하고 반시계 방향으로 캘리포니아, 서부캐년 지역을 거쳐 라운드 트립형태로 다시 캘거리로 돌아오는 경로를 구상했다. 전체적인 경로나 순서는 어디서, 어떤 일정으로 출발하느냐에 따라 다양할 수 있기 때문에 정답은 없을 것이다.

한편 일정과 경로에서 변수를 줄이면 오히려 편해지는 것이 있다. ‘숙박’ 파트에서 자세히 후술하겠지만 사실 국립공원 내의 숙소를 미리 예약해놓으면 고정점이 생기면서 선택장애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국립공원 숙소는 예약 자체도 극히 어렵지만 변경도 어렵기 때문에 무조건 그에 맞춰서 경로와 일정이 고정되는 것이다. 물론 해당 공원에서 얼마나 머물 것인가? 지역을 옮길 때, 예를 들어 옐로스톤에서 캘리포니아 지역으로 넘어갈 때 몇 일의 간격을 두고 숙소를 예약해야 하는가 .. 이런 문제들이 있어서 미리 사전조사와 구글맵 서치 등을 충실히 해야 한다. 보통 국립공원의 숙소 예약은 1, 2월에 오픈이 된다. 만약에 로드트립을 계획하고 있다면 그 해 초에는 적어도 어느정도 일정과 경로에 대한 계획이 나와 있어야 된다는 것이다. 우리의 경우 구글 스프레드시트로 작년 말, 올해 초 국립공원 예약하면서 세웠던 일정과 경로에 사실 상 큰 변경은 없었다.

사실 처음 계획은 마지막 Arches National Park NP(이하 NP) 이후에 콜로라도 덴버와 일리노이에서 지인을 만나고 미국 중부를 횡단할 예정이었다. 그리고 토론토와 미국 동부까지 섭렵하고 다시 북미를 횡단해 캘거리로 돌아오는 계획이었으나 ….-_-;; 출발을 앞두고 실무적인 준비를 하다보니 동부까지 다녀오는 일은 너무 무리한 일인 것 같아서 덴버에서 꺾어 캘거리로 돌아오는 것으로 변경하였다. 10일 정도 일정이 축소되었고, 운전거리도 대략 절반 정도 줄은 셈이다. 막상 여행을 마무리하고 보니 애초에 그 계획은 무리였다. Arches에서 마지막 캠핑을 마치고 덴버에 도착했을 땐 다들 지쳐서 캠핑, 장거리 운전의 피로도가 상당했다. 게다가 비자문자로 8월이 넘어가면 캐나다 재입국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계획변경은 좋은 선택이 되었다.

2) 숙박
앞서 언급한 것처럼 가장 먼저 실무적으로 해야할 일이 1, 2월에 NP 내의 숙박예약이었다. 캐나다도 마찬가지지만 NP 내의 숙박, 특히 캠핑장의 예약은 오픈과 동시에 마감되기 때문에 미리 오픈 시간을 확인하여 준비하지 않으면 쉽지 않다. 물론 NP 바깥에도 숙소가 있으나 아래와 같은 몇 가지 이유에서 NP 내의 숙박을 추천한다.
첫 번째는 그 위치이다. 미국 NP는 규모가 거대하기 때문에(옐로스톤의 경우 크기가 충청북도 만하다) 어디 뷰포인트를 가려고 해도 몇 십키로 씩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NP 바깥에 머무는 경우 어디 보려고 움직이는 순간 한 두 시간 운전이 더해진다. 하지만 NP 안의 숙소는 대부분 공원 내 최적의 장소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NP를 즐기기에 훨씬 유리하다. 옐로스톤에서 우리는 공원내의 그랜트 빌리지라는 곳의 캠핑장에서 5박 6일을 머물렀다. 만약 안에 숙소를 못 구했다면 공원 바깥에 웨스트 옐로스톤이나 가디너 같은 곳에 숙소를 구해야 한다. 어디 구경하러 갈 때마다 한 두 시간 운전을 해야하니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 게다가 옐로스톤은 워낙 방문객이 많아 교통체증이 악명 높다. 바이슨 떼가 길을 한번 막으면 대책이 없는 곳이다. 그래서 우리는 차가 몰리기 전 오전에 한 사이트를 다녀온 다음 가장 붐비는 시간인 11시~4시 정도에는 그냥 캠핑장에서 휴식을 취하고 4시 이후 사람들이 빠져나갈 때 여유롭게 다음 사이트를 보는 방식으로 다녔다. 캠핑장 10분 거리에서도 다닐 곳이 넘쳐나고 시간 여유가 있으니 액티비티를 하기에도 훨씬 유리하다.
두번째는 비용이다. 실제 로드트립을 한달 가까이 다녀온다고 했을 때 차박을 하지 않는 이상 예산 측면에서 가장 부담되는 부분이 숙박비이다. 실제로 돌아와 비용을 정산해봤을 때도 숙박비가 40% 가량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캠핑을 통해 최소화했음에도 불구하고…) NP 내의 캠핑장은 하루 50 USD 정도니까 가장 저렴하게 숙박을 할 수 있는 방법이다. 바깥의 사설 캠핑장은 두 배 정도 더 나가는 것 같다. 물론 캠핑에 단점도 있다. 장소를 옮길 때마다 텐트를 구축하고, 밥먹고, 씻고 모든 것이 불편하지만….. 비용의 이점이 불편함을 감수하고도 남는다고 본다. 사실 북미는 캠핑카, 트레일러 같은 RV를 워낙 많이 이용하니 ….. 텐트치고 있을 때 옆에 들어오는 캠핑카를 보면 부럽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만.. 그것은 그것대로 비용과 번거로움이 또 있을 것이다. 내 생각에 가장 최적의 셋팅은 승합차 정도의 규모 + 가볍게 펴고접는 차박텐트가 아닐까 한다.(토론토에 계신 나의 외삼촌은 직접 차를 개조하셔서 그렇게 다니신다) 여하튼 NP내의 캠핑 자체의 매력이 상당하기 때문에 이 부분은 꼭 강조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이번 여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도 Arches NP에서 마지막 2박 캠핑이었다. 참고로 예약이 어렵지만 시간 맞춰서 접속해서 우리는 요세미티 빼고는 모두 NP 내의 국립공원 예약에 성공했다. 요세미티도 공원 내에서 캠핑을 했으면 훨씬 더 재밌게 볼 수 있었을 것 같아 아쉽다. 특히 요세미티, 옐로스톤이 NP내 캠핑장이 가지는 메리트가 큰 것 같고,,, 그 외에 크기가 좀 작거나 캐년 (캐년들은 지리적 특성으로 NP 유역이 제한적이며 공원 외곽이 비교적 가깝다) 인 NP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다른 선택지들이 있는게 아닐까 한다. 즉, 비교적 공원 바깥 가까이에 숙소가 있는 마을(그랜드캐년 바로 아래 Tusayan이나 Zion 바로 바깥에 Springdale)이 있어 보였다. 비용은 알아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로드트립 전체에서 모든 숙박을 캠핑으로 하면 비용은 줄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렇게 하기 쉽지 않다. 특히 지역과 지역 간에 이동을 할 때는 하루종일 운전하고 잠만자고 다시 이동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는 텐트를 치고 철수하는 것 만으로도 두 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캠핑보다 호텔이나 Inn이 적절하다. 비용 때문에 우리는 비교적 저렴한 Inn 급 숙소를 주로 활용하였다. Best western, Comfort Inn, Super 8 뭐 이런 200USD 내외의 중하급 호텔체인들을 주로 활용했고 반드시 조식이 포함된 것으로 예약을 했다. 이때 조식은 나름 중요한 것이 삼시세끼를 계속 해먹다가 차려진 조식이 가끔 나오면 상당히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뭐 … 이 급의 호텔 조식이란게 뻔하다. (호텔 조식은 한국이 짱인 듯) 걍 씨리얼, 우유, 커피, 좀 나온다 싶으면 오믈렛에 소시지.. 베이컨은 귀하고 self로 궈먹는 와플 정도가 있으면 땡큐… 애리조나같은 남쪽 멕시코 가까이 있는 숙소들은 간혹 부리또를 팩으로 싸서 제공하는 곳도 있다. 이런 경우 챙겨가면 큰 도움이 되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식사 파트에서 이야기하겠다. 여튼 이 정도 급의 호텔만 하더라도 캠핑 중간중간에 쾌적함을 즐기기에는 충분하다. 다만 가끔 조식이 너무 형편없거나 숙소 전체적으로 마리화나, 음식냄새가 너무 나고 관리가 안되는 등 터무니 없이 형편없는 숙소도 있었다. 우리는 expedia로 보통 숙소를 예약했는데 평점이 8점 미만으로 떨어지는 경우 (대체로 주변 비슷한 급의 숙소에 비해 몇 십불 정도 싸다) 그러한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이것을 예측하기 힘든 것이…. 가장 만족스러웠던 숙소는 네바다 주 사막 한 가운데에 있는 한적한 마을인 Tonopha라는 도시에서 묵은 comfort Inn이었는데.. 가격은 거의 제일 저렴했지만 아주 깔끔하고 쾌적해서 아이들이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으로 꼽았다.

3) 식사
여행에서 맛있는 음식은 빼놓기 힘든 요소 중 하나지만 장기간 로드트립의 경우 이야기가 좀 달라진다. 특히 외식비가 비싼 북미에서는 매끼 식사를 사먹고 다니다가는 비용 감당이 쉽지가 않다. 보통 4인 가족 기준으로 최소 50~60 USD로 잡고 하루 두 끼면 벌써 하루에 100USD가 훌쩍 넘어간다. 따라서 캠핑과 더불어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가장 최고의 기회가 사실 식비 이다. 출발 전 아내가 볶음김치, 멸치볶음, 무말랭이 같은 밑반찬을 잔뜩 준비해서 아이스 박스에 쟁여 두었고, 참치캔, 라면, 김 같은 부식도 단단히 준비했다. 밥이 빠질 수 없기 때문에 작은 전기밥솥을 가지고 다니며 호텔과 같은 숙소에 머물 때는 꼭 밥을 한솥 가득 만들어 먹고 남은 밥들은 싸서 다음 장소에서 활용하였다. 보통 점심이 애매한 경우가 많다. 캠핑을 하는 경우 아침을 먹으면서 간단히 인근 마트에서 사가지고 간 빵과 햄, 치즈, 채소 등으로 간단히 샌드위치를 싸서 출발을 하고, 이곳저곳 다니면서 점심에는 싸간 샌드위치로 해결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머무른 호텔에서 아침에 포장된 부리또 같은 것을 제공하는 경우는 잘 챙겨서 그날 점심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워낙 일회용품, 케첩, 버터, 치즈 같은 식재료의 소포장이 발달한 곳이라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한 노력으로 생각된다) 호텔조식 중에 은근 챙겨갈 수 있는 식재료는 눈치껏 잘 챙겨야했다. 여튼 중간중간에 꼭 필요한 식재료 위주로 장을 보면서 외식을 줄이는 전략을 구사한 덕택에 한달 가까운 시간 동안 총 외식은 4번 정도만 하면서 버틸 수 있었다. 그리고 이 급의 호텔들은 우리같은 로드트립족들이 많은지 전자레인지를 기본으로 모두 갖추고 있었다. (특히 평점이 낮은 숙소는 모두들 요리를 해먹는지 복도에 음식냄새가 가독했다) 즉, 전자레인지를 전제로 해서 식사를 해결할 수 있으니 그에 맞추어 식재료를 공급할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유용했던 식재료는 참치캔이었는데 … 부피가 적으면서 밥과 김에 참치캔이면 나름 훌륭하게 한끼를 때울 수 있고 라면이나 기타 부식과도 궁합이 좋아 활용도가 최고였다. 다만 여행 이후에는 가족 모두 참치캔은 쳐다보지도 않고 있다.

4) 의복
의복의 경우 간과할 수 있는 이슈지만 장기간 로드트립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중요 문제이다. 우선 날씨변화의 폭이 상당히 크다. 옐로스톤의 경우 아침 최저기온이 7월 여름에도 0도 가까이 떨어진다. 캠핑을 하기에는 꽤 추운 날씨이기 때문에 긴 팔, 긴 옷, 뜨거운 물주머니, 핫 팩을 장착하고 오리털 침낭에 들어가야 겨우 버틸 수 있는 수준이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추위에 오들오들 떨며 fire pit에 장작불을 올려야 했다. (레버넌트랑 다름이 없다) 한편 남서부의 캐년들로 가면 여름에 40도를 훌쩍 넘는다. 가장 더웠던 후버댐과 페이지의 홀스슈 밴드의 경우 한 낮에는 외부에서 잠깐의 하이킹 만으로도 열사병에 걸리기 일보직전이었다. 따라서 준비해야하는 의복의 스펙트럼이 생각보다 넓다. 유타나 애리조나의 사막, 캐년들은 한낮에 그렇게 덥다가도 밤에 해가 지면 바람이 싸늘했다. 바람막이, 경량패딩 같은 기능성 아웃도어들이 빛을 발하는 곳이 바로 이런 곳들이라서 잘 준비해올 필요가 있다.

빨래의 경우 왠만한 국립공원 캠핑장은 모두 코인세탁시설을 갖추고 있다. 우리는 미리 이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코인형태의 세탁세제를 미리 준비해서 출발했다. (아니면 또 사야 함) 출발할 때 속옷이나 양말 같은 것들을 5일치 정도 준비해서 로테이션을 돌렸다. 즉 4~5일 마다 숙소에서 세탁을 했다는 이야기다. 위에 언급한 호텔들도 다 코인 세탁서비스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사실 조금 번거롭지만 어디를 가든 세탁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었다. 코인은 보통 1 쿼터짜리 동전을 사용하게 되고, 동전교환기가 왠만하면 다 있으므로 지폐만 있으면 미리 준비할 필요는 없었다. 한 가지 사족을 덧붙이면 캠핑장의 경우 수건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얇고 잘 마르는 아웃도어 수건을 미리 구해서 캠핑장에서 사용하고 말리고 또 사용하는 형식으로 지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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