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지반명(湯之盤銘) 왈(曰), 구일신(苟日新) 일일신(日日新) 우일신(又日新)” -대학(大學)중에
요즘 휴가를 다녀왔는데 또 휴가가 기다리고 있고, 여러모로 몸과 마음이 많이 나태해졌다. 스스로 깊은 문제를 느끼고 있음에도 이를 깨치지 못하다가 6월에 들어서서 조금씩 정신이 든다. 이런저런 생각 중에 머릿속에 저 문구가 자꾸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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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때인가 아버지께서 형과 나를 집근처에 머무시던 큰집 할아버지께 사서삼경을 가르칠 요량으로 끌고 다니시던 적이 있었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큰집 할아버지는 옛날 어르신들이 다 그렇듯 그런 공부를 하셨고 향교도 나가시고 하셨으나 그때 이미 거동이 불편하시고 노안이 심하게 와서 책도 거의 못 읽으시는 형편이었다. 그래도 공부를 시작하면 눈을 감은체로 “오늘 무슨 편이고?” 하시고 알려드리면 꼬장꼬장한 목소리로 이미 육신으로 체화된 photographic memory를 돌려서 그 문구와 주석을 줄줄 읊으셨다. 솔직히 형과 나는 정말 가기 싫었다. 퀘퀘한 할아버지 냄새와 불편한 자리, 심지어 활자가 세로로 새겨진 정체모를 책(한자로 된 큰 글씨로 본문이 있고, 그 옆에 작은 글씨로 주자(朱子)가 달아놓은 주석이 길게 있다. 조사 정도만 한글로 있었던 듯)에 머리가 지끈지끈 거렸다. 수업시간에 요령피우는 일에는 도사였던 난 할아버지께서 앞을 잘 못 보시는 걸 눈치채고 꾸벅꾸벅 졸기 일쑤였다.
공부는 대학을 다 떼고 논어를 좀 배우다 흐지부지 끝났던 거 같다. 수많은 문구들이 비몽사몽간에 지나갔으나 대학의 초입부에 나오는 저 구절만 남아 내 머리를 두드린다.
(해석 : “탕왕(은나라의 성군)의 욕조에 적혀있길 진실로 새롭고, 날마다 새롭고, 또 새로워라.” — 다른 reference에서는, “진실로 새로워지려거든 날마다 새롭고, 또 새로워라”로 되어 있으나 나의 기억에 큰집할아버지께서 전자의 뜻이 더 맞다고 하신 거 같다.. 아니면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