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이야기 #16> 캘거리의 아름다운 겨울 풍경

<캐나다 이야기 #16> 캘거리의 아름다운 겨울 풍경

어젯밤 늦은 시간에 안개가 자욱하게 깔렸다. 사실 안개라는 느낌보다는 구름이 도시를 쓸고 지나가는 것에 더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이곳은 고도가 1000m가 넘는 곳인 만큼 하늘과, 구름과 가깝고 기상변화도 심하다. 추운 겨울에 이런 안개가 지나가고 나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캘거리의 모습이 나타난다. 서리가 내리는 것인데 마치 페인트칠을 한 것처럼 온 세상이 하얀 막으로 덮힌다. 이미 눈이 쌓인 겨울에 이게 지나가면 정말 온 세상이 겨울왕국 혹은 냉동고와 같은 모습으로 변모한다. 어제의 안개가 심상치 않더니 아니나 다를까 아침에 일어나 밖을 나가보니 나무들이 하얀 옷을 입고 있다. 눈은 지난주 왔으나 쌓이지 않고 모두 녹았고, 어제 눈은 오지 않아서 겨울왕국까지는 아니었다.

이게 모습이 눈꽃과는 또 다르다. 자세히 살펴보면 차가워진 식물줄기 같은 것에 공기중의 습기가 조금씩, 조금씩 켜켜이 얼면서 엉켜붙어 만들어 지는 것 같다. 그림으로 치자면 점묘법처럼 세밀한 붓터치를 반복해서 만들어내는 모습이랄까… 서리라고 표현하는게 맞을 것 같은데 뭔가 다른 이름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지난 겨울에 이런 모습을 서너번 정도 본 것 같았는데 이번 겨울에도 몇 번 보고 귀국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집에서 컴퓨터 작업을 하다가 때려치고 혼자 캘거리에서 가장 큰 공원인 Nose hill 공원을 찾았다. 갈대밭이 온통 하얗게 덮히고 저 멀리 남쪽 캘거리 시내의 빌딩숲 (숲이라고 하기는 빌딩이 그닥 많지는 않다) 과 서쪽의 벌써 눈쌓인 록키가 한 눈에 들어온다. 이제 여기 생활이 얼마 남진 않았다. 아쉬운 것들이 많이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이 풍경, 바로 곁에서 스쳐 지나가고 후다닥 사라지는 캘거리의 겨울 서리? 는 참 많이 생각날 것 같다.

가기 전에 한 두번 더 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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