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이야기 #6> 캐나다 현지 BBQ…

<캐나다 이야기 #6> 캐나다 현지 BBQ…

이곳에 와서 간간히 현지인들의 BBQ 파티를 초대를 받아서 참석한 적이 있다. 한국에서 (고깃집이 아닌) 바베큐 파티를 한다면 대략적으로 그려지는 그림이 절반으로 자른 드럼통, 숯불, 돼지목살(소고기는 비싸고 삼겹살은 기름이 많아서), 소세지, 쌈장과 채소, 김치, 후식으로 이어지는 라면… 등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캐나다는 당연히 다르겠지… 아무래도 소고기를 더 많이 먹지 않을까? 정도의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가보면 그냥 ‘햄버거 파티’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사실 이 친구들의 BBQ사랑은 남다르다. 집집마다 대부분 거대한 가스그릴을 가지고 있고 마트에 가면 수많은 종류들의 가스그릴들을 볼 수가 있다. 좀 찾아보니 지금의 주류 소고기 문화에 영국인들이 끼친 영향이 매우 크다고 한다. 그들은 일요일에는 꼭 거대한 소고기 덩어리를 구워서 먹고, 주중에는 일요일에 남은 소고기를 썰어 먹었다고 한다. 영국의 소 품종개량을 위한 품평회가 아주 유명했고, 지금 북미에서 주로 키워지는 식용 소 품종인 Angus 역시 영국이 원산지이다. (참조: https://www.youtube.com/watch?v=nzchXGIXAwc) 캐나다가 이민자의 국가이기는 하나 여전히 core에는 영국의 정신이 자리잡고 있다고 느낀다. 이들의 유별난 ‘고기굽기’에 대한 열정의 기원은 바로 여기가 아닐까….. 그런데…. 숯불직화도 아니고 그냥 햄버거 파티라니….. 좀 실망한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들이 햄버거 파티를 하는 시스템을 보면 그안에 나름의 장점이 숨어있다. 우선 가스 그릴은 손쉽게 점화를 시킬 수 있고 불조절이 매우 용이하다. 그리고 마트에 가보면 간 소고기를 가지고 만든 냉동 햄버거 패티를 아주 많이 판다. 이 패티들은 바로 이 가스그릴에 최적화된 식재료인데… 냉동고에 꺼내서 바로 그릴 위에 던져두고 뚜껑을 덮으면 순식간에 녹아 화염에 휩쌓인 고기덩이를 대량생산할 수 있다. 일화를 하나 이야기하자면 우리 Lab BBQ 파티를 앞두고 사실 나는 좀 긴장을 했다. 인원이 가족들 포함하면 어마어마 했는데 한국식 BBQ를 생각하면 누가 그 뒤치닥거리를 하나….. 나도 모르게 주최자 입장이 되어 고민을 했던 것이다. 막상 파티를 가보니 나의 boss인 Sean은 별다른 준비 없이 그릴을 켜고 코스트코에서 산 저 냉동패티들을 던져 넣더니 (진짜 던져 넣었다) 수십명이 먹을 패티와 소시지를 순식간에 구워냈다. 거기에 햄버거빵, 치즈, 소스 등을 (역시 코스트코에서 구매한 듯한) 대충 펼쳐두고 셀프 서비스로 먹으면 그게 바로 BBQ 파티, 즉 햄버거 파티가 되는 것이다. 나와 랩의 포닥 부인을 따라온 파키스탄 친구만 뭔가 boss가 고생하는데 가만히 있지못해.. 안절부절 그의 옆에서 구운 고기를 열심히 나르고, 대학원생들은 태연히 소파에서 서빙을 즐기고 있었던 것은 또다른 충격이었다.

현지에 오면 현지의 시스템이 나름 그 조건에서 최적의 경로를 갖춘 것이라는 것이 나의 경험적인 믿음이다. 이를 받아들여 나도 마트에서 대량으로 파는 햄버거 패티를 사서 집에 있는 가스그릴을 켜고 고기를 굽는다. (이 패티가 무게당 소고기 단가가 거의 젤 싸다) 사실 그냥 먹으면 좀 퍽퍽한 느낌이라 그릴에서 1차로 굽고, 후라이팬에서 간장, 물엿 등을 간단히 추가해서 익히면 약간 불고기 패티 같은 느낌을 추가할 수 있다. 많이 구워서 냉동실에 넣어두었다가 아이들 도시락이나 아침식사에 꺼내서 활용하면 나름 쏠쏠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벌써 아 패티에 질려하는 듯하다…ㅎㅎ

한국식 BBQ의 특징이 뭘까? 사람마다 생각의 차이가 있겠지만 나는 우선 ‘칼 맛’이 중요한 것 같다. 고기에는 근육과 지방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결이 있는데 그것을 어떻게 살려내느냐에 따라 같은 고기, 같은 부위라도 맛이 달라진다. 또한 이러한 차이점을 극대화하려면 상대적으로 얇게 썬 고기를 불 앞에서 한면, 뒷면 바로 익혀 먹어야 한다.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고깃집의 시스템은 바로 이러한 식문화에 최적화되어 있다. 여기서는 여기 스타일대로 적응해서 살지만 아쉬울 때가 있다. 캐나다 올 때 쓰던 회칼을 하나 챙겨왔는데 이게 아주 쏠쏠하다. 덩어리 고기를 요리조리 썰어보고, 한국에서 가져간 소형 화로에서 종종 한국식으로 고기를 구워 먹는다. 그렇게 하면서 느끼는 점은, 그렇게 고기 한 점을 먹기 위해서 소나 돼지를 키우는 것 뿐만 아니라 장자(莊子)에 나오는 포정의 같은 정형사 분들의 손길들이 세심하게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요즘 외국에서 유행한다는 Korean BBQ의 핵심은 바로 이 지점이며…. 확실히 매리트가 있다. 다만 여기서는 너무 비싸니 내가 직접할 뿐…….

추후에 나름 여기서 익힌 고기손질에 대해서 한번 정리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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