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그동안 벼르고 벼르다가.. 아이들을 데리고 철원의 민통선내 두루미 탐조를 다녀왔다.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알찬 시간이었다. 두루미도 독수리도 쇠기러기도 고니도 많이 보고 철원이라는 지역에 대해서도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이 가족여행에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만남이 있었다. 탐조를 안내해주시는 현지 환경해설가 선생님 얼굴을 뵙자마자 갑자기 10년 전 기억으로 소환되었다. 학생시절 동아리 촌장(회장) 할 때 농활지를 철원 민통선안 마을로 옮기고 봄/여름 농활을 갔었는데 그때 이장님 사모님이셨던 것이다…. 헐…. 사모님은 나를 못알아보셨지만…. 정해진 탐조 코스를 마치자 사모님이 이장님이 계신 탐조대로 같이 가자고 해서 가족들과 함께 거기로 이동했다. 그곳은 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한탄강변 땅에 탐조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드셔서 농한기에 매일 나와서 두루미를 관찰하고 지키고 계신단다…. 정말 거기에는 만나기 힘든 두루미떼가 (두루미보단 재두루미가 훨씬 흔하고, 보통 두루미는 2~4마리 가족단위로 다니기 때문에 무리진 모습을 보긴 어려움) 저 멀리 모여서 이삭을 먹고 있고, 또 강물 위에는 고니가 놀고 있었다. 위장막을 친 하우스 안에는 따뜻한 난로와 커피, 구운 계란과 떡이 있었으며, 새를 보기 위한 망원경,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었다. 이장님은 날 보자 마자 하시는 “촌장…” 이라는 말씀에 나도 그동안 잊고 지내던 옛 일들이 떠올랐다. 그 세월 사이 나는 결혼도 하고, 애도 낳아서 이렇게 다시 뵙게 되니 참 뭉클하다.

이장님, 이렇게 철원땅과 한탄강과 두루미를 지키고 계셔서 너무 감사하고 든든합니다… 겨울에 두루미 생각이 나면 종종 찾겠습니다.

(그나저나 이홍은 뭘 저렇게 메모를 하며 다니길레 뭘 적었나 봤더니…. 역시 이것도 날 닮아서 너도 필긴 꽝이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