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릴 적에 집에서 삼겹살을 먹을 때면 아버지와 동네 정육점으로 갔다. 아주머니가 육절기로 냉동된 삼겹살 덩어리를 적당한 두께로 길쭉하게 뽑아내고, 뭉텅뭉텅 썰어 담아 주셨다.
집으로 돌아와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부르스타에 후라이판을 올려 셋팅한다. 어머니께서는 배추로 저러지를 무쳐서 고기 옆에 두시고 (경상도에서는 겉절이를 저러지라고 했다) 한 면이 노랗게 익으면 바로 뒤집어 살짝 더 익히고 바로 집어 먹고, 그 옆에는 새 고기가 올라가고 .. 그때는 또 맛소금 베이스의 기름장이 국룰이었지.

어제 마트에 갔는데 복고 대패 삼겹살 이라고 팔아서 옛 생각이 나서 그때 느낌으로 상을 차려보았다. 역시 우리 아이들은 엄청난 양의 삼겹살을 흡입하셨다. 아버지께서 직접 보셨으면 “금마들 마 와~~ 입에 막 조여트라.. 막 조여….” 하셨을 텐데

정작 나는 어릴 적에 고기를 싫어해서 삼겹살 먹는다고 하면 삐져서 혼자 울곤 했는데……… 그때 왜 그랬을까? 생각이 많은 저녁 식사가 되었다.

(희한하게 단가가 복고 대패 삼겹살이 생삼겹보다 더 비쌌다. 왜지? 너무 생고기 위주의 유통 시스템이 발달해서 발골->냉동->제조 공정이 더 복잡해서 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