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이야기 #4> 록키의 검독수리

<캐나다 이야기 #4> 록키의 검독수리

여기까지 왔는데 검독수리를 제대로 보고 가지 못하면 한이 될 것 같아서 인터넷으로 열심히 검색을 해보았다. 거기서 알게 된 재밌는 사실은 검독수리가 매년 봄, 가을 두 번 대규모로 이동을 한다는 사실이었다. 여름시즌에는 유콘, 알래스카 같은 곳에서 번식으로 하고 겨울에는 남쪽, 몬태나, 심지어 멕시코까지 수백, 수천km를 이 친구들이 이동하는 것이다. 이들이 그렇게 이동할 때 록키 산맥은 큰 역할을 한다. 지각활동으로 급격히 접혀 서있는 록키 산맥은 검독수리가 힘들이지 않고 비상할 수 있는 상승기류를 제공하고, 검독수리는 우리가 경부고속도로를 타듯 산맥의 능선 (Ridge)타고 왔다갔다 하는 것이다. 그 이동 주요 이동통로 중 하나가 캘거리 지근에 있는 카나나스키스 (Kananaskis)에 있었다. (우리집에서 차로 한 시간 거리이다)

여러 번 언급하지만 덕중지덕은 양덕이라…. 이들은 Rocky Mountain Eagle Research Foundation (RMERF)라는 non-profit organization을 결성해서 매년 이 Golden eagle migration을 빡세게 모니터링 하고 있었다. (https://eaglewatch.ca/) 홈페이지를 들어가보면 매일매일 observation site에서 기록된 data들이 차곡차곡 축적되고 있다. 한국의 추석연휴기간에 나는 인근에 숙소를 잡고 카나나스키스 로레트산(Mt. Lorette) 근처의 observation site를 방문하였다. 물론 마켓 플레이스에서 발품을 팔아 마련한 필드 스코프와 삼각대를 지참하고!

아니나 다를까 그곳에는 왠 노년의 여성 Birder가 망원경을 셋팅하고 자리를 잡고 계셨다. 통상 말을 걸면 다소 과하게 (친절하게) 반응하는 캐나다인들과 달리 이 분은 거의 말이 없었다. 오늘 검독수리를 몇 마리 보셨냐는 질문에 쿨하게 ’15마리’라고 답하시고 다시금 본연의 임무에 열중하셨다. 머리속에 궁금한 질문이 수없이 쌓였지만 마치 수도승처럼 쌍안경을 들여다 보는 그녀의 모습에 감히 말을 걸 수가 없었다. 그녀가 갑자기 집중하는 순간….. 나도 눈으로 최대한 그녀의 시선에 평행하게 맞추어 목을 빼고 바라보는데 들리는 나직한 목소리. “I promise. You can’t see it with your eyes.” 정말 건너편 Kananaskis peak의 산등성이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다행히 그녀의 안내를 받아 망원경에 연결한 핸드폰으로 점처럼 보이는 검독수리를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검독수린지 뭔지 모르지만 그녀가 검독수리라고 했으니 그런 거겠지)

이제 본격적인 fall migration이 시작되었다. 앞으로 자주 나오겠다고 약속하고 통성명을 한 후 (그녀의 이름은 캐롤라인) 더이상 지루한 조류관찰을 이기지 못하는 아이들을 데리고 인근 5분 거리인 숙소에서 글램핑장으로 이동했다. 날씨가 갑자기 축축해지더니 저녁부터 비가 추륵추륵 내리기 시작한다. 밤새 내리던 비는 아침에도 그치지 않았고 텐트에서 나와 주변을 살펴보니 어제 검독수리가 날던 Kananaskis peak와 Mt. Lorette은 어느새 눈으로 뒤덮여 있었다. 어우… 오늘도 캐롤라인은 나와서 독수리를 새고 있을까?

이제 드디어 겨울이 시작이다….. Winter is com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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