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사마리아인..
어젯밤 간만에 집사람이 끓여준 김치찌게를 먹어서일까? 운전대를 잡고 낙성대를 지나 보라매 방향으로 꺾으려는데 아랫배가 살살 아파온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하고 차를 돌려 낙성대공원 화장실로 향할까 했으나 고작 차로 15분 미만 걸리는 거리… 조금만 참고 병원서 일보자는 심정으로 가던 길을 고집했다.
허나 봉천로 사거리를 지나가자마자 누구나 살면서 한번씩 겪게 되는 바로 그 속에서 쥐어짜는 듯한 감각이 몰려왔다. 눈앞에 하얗게 변하게 식은땀이 흘렀다. 이럴 경우 보통 길가의 주유소에 들어가면 쉽게 해결이 되곤 했는데 근방에 주유소라곤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머리속이 메틸페니데이트를 먹은 것처럼 팍팍 돌아가다가 셧다운되버렸고, 그냥 길가 아무곳에 비상 깜박이를 켜고 눈앞에 보이는 아무 건물로 뛰쳐들어갔다.
마침 2층에는 경락 마사지샆에 있었는데 화장실이 열려 있었느나 여성용이었다. 번개같이 한층 더 올라갔지만 그곳의 남자화장실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와 여기서 일을 봐 버릴까 했으나 경락마사지 샾 문은 열려 있었고 그 곳에 이미 여러명의 여성분이 뭘하는지 모르지만 모여서 스트레치 같은 것을 하고 있었다. 현재 상황에서 일을 보면 분명 큰 소음이 동반될텐데…. 이곳은 아니다.. 다시 건물을 빠져나와 분명히 화장실이 있을 것 같은 옆 상가로 갔다. 그곳의 2층, 3층도 화장실은 굳게 잠겨 있었다.
다시 넋나간 사람처럼 건물을 뛰쳐나와 보니 바로 옆에 파출소가 있었다. 오~ 민중의 지팡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경찰!! 활짝 미소를 머금고 문을 밀었으나 아뿔싸 모두 순찰을 나가셨는지 파출소 문조차도 잠겨 있었다. 이런…. 젠.. 대한민국 경찰이 그렇지 머.. 짜 ㅂ 새.. .. (경찰님들 죄송합니다. 이성을 잃은 상태였습니다.)
이젠 이미 제정신이 아니다. 그 옆에 눈에 보이는 계단으로 우샤인 볼트 같이 뛰어 올라갔다. 왠지 화장실이 있을 것만같은 풍경이 스쳐지나가고.. 화장실을 발견하여 문을 열려고 보니 아까 갔던 그 상가였다. 이게 몬 일이냐… 바로 그 건물을 다른 계단으로 올라왔던 것이다.. ㅜㅜ
마침 상가의 세탁소가 문을 열고 있었고 아줌마에게 달려고 화장실 키를 달라고 말을 꺼내려는 순간, 어떤 아저씨가 신문을 든 채 바로 그 화장실 문을 열고 계신 것 아닌가!! 다시 그쪽으로 순간이동하여 닫히려는 문을 잡고 뒤따라 들어갔다. 아저씨는 유유히 화장실 한켠을 차지하셨고 난 그 옆 칸 문을 열려고 했으나 문은 냉정히도 잠겨 있었다. 문틈으로 보고, 바닥으로 봐도 분명 변기가 있는데 사람은 없고.. 문은 아무리 힘을 줘도 굳게 잠겨 있었던 것이다.
아~ 이젠 나도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절망이다. 차마 울진 못하지만 화장실 안에서 난 짐승처럼 끙끙거릴 수 밖에 없었다. 그 소리를 듣던,,, 신문지 아저씨.. 왈 “많이 급해요? 에고.. 참 그 지경까지 참고 그래요… 내가 나중에 볼테니 먼저 일 보시우..”
아~ 살았다..
…
세상이 날 외면하고 속일지라도, 선함은 보도블럭 사이에 핀 민들레처럼 아직 우리들 틈에 남아 있다. 여전히 이곳은 살만한 곳이다.
(아~ 하릴없이 쥐동영상이나 보고 있지니 돌아버릴 것 같아 글로라도 스트레스를 풉니다. 불쾌하셨던 분들께는 양해를 부탁드립니다.)